“사람들이 죽어갑니다. 누가, 왜, 어떻게?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무도 놀라지 않습니다.”
이건 단순한 유행병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은 이오네스코의 후기 부조리극, 『살인놀이』를 소개합니다.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계, 그리고 무관심이라는 가장 강력한 병에 감염된 인간들.
이 작품은 죽음보다 더 무서운, 살아 있는 자들의 무감각을 말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69_vAZiUCtE
작가 소개
외젠 이오네스코는 『대머리 여가수』, 『코뿔소』 등으로 부조리극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작가입니다.
『살인놀이』는 그의 1970년 작품으로, 초기작들보다 훨씬 직설적이고 집단적인 공포를 다룹니다. 이 작품은 죽음의 확산과 인간의 반응, 그리고 사회의 해체를 그리며 ‘인간은 과연 타인의 죽음에 공감할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줄거리
어느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생합니다.
첫 희생자가 나타나고, 그 소식은 빠르게 확산되지만 도시 사람들은 전혀 믿지 않습니다.
“설마 우리 동네에서?” “그런 건 그냥 소문이지!” 하지만 곧, 하나둘씩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도시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의사, 경찰, 시장, 종교인들까지 모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지만, 모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거짓말을 일삼습니다.
누군가는 과학을 맹신하고, 누군가는 종말론을 설파하고, 누군가는 정부의 발표만을 맹신하며 모두가 죽음이라는 현실을 회피합니다. 결국 무대에는 생존자가 거의 남지 않으며, 죽음 자체가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의 풍경만이 남는다.
핵심 주제
『살인놀이』는 죽음이라는 구체적 공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무관심, 이기심, 제도의 붕괴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 작품은 “죽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죽음 앞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타인의 죽음은 뉴스의 소리일 뿐, 공감도, 충격도, 행동도 사라집니다.
죽음은 이상한 방식으로 ‘평범한 일’이 되어버리고, 사회는 그 안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무너집니다.
이오네스코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 모두가 이 '살인놀이'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살아 있는가? 아니면, 이미 오래전에 감각을 잃은 채 죽음을 연기하며 살아가는 것인가?
『살인놀이』는 우리를 웃게 하면서도 움찔하게 만듭니다. “왜 웃지? 이건 웃긴 일이 아닌데…”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이 작품이 우리 삶을 조롱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입시생 여러분, 이 작품은 연극이 어떻게 현실보다 더 잔혹하게 현실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증명합니다.
무대 위 허무 속에서, 오히려 가장 날카로운 진실이 빛납니다.
다음은 헤롤드 핀터의 『하숙집』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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