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일해야 해… 죽을 때까지.”
이 짧은 대사는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슬픔, 되돌릴 수 없는 후회, 그리고 조용히 무너져 가는 삶에 대한 체념 어린 고백입니다.
오늘은 안톤 체홉의 또 다른 대표작, 『바냐 아저씨』를 소개합니다.
그 안에는 크게 울부짖지 않지만 깊이 아픈 인생의 진실이, 담담한 대사와 침묵 속에 고요히 흐르고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s9ohm7r65-w
작가 소개안톤 체홉(Anton Chekhov)은 사건보다 감정, 갈등보다 침묵 속의 심리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조명한 작가입니다.
『바냐 아저씨』는 그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희곡으로, 한적한 시골 저택을 무대로 삶의 의미, 헛된 희생, 사랑과 환멸이 조용히 교차하는 작품입니다.
거창한 사건 하나 없이도, 일상의 정적 속에서 인간 존재의 비극을 가장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줄거리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 저택.
바냐는 평생을 누이의 남편, 즉 매형인 셰레브랴코프 교수를 위해 헌신하며 그 집과 땅을 돌봐왔습니다.
그러나 은퇴한 교수가 젊고 아름다운 아내 옐레나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오면서, 바냐의 억눌려온 감정과 인생에 대한 후회가 서서히 터져나옵니다.
옐레나는 매혹적이지만 냉소적이며,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흔들어 놓는 존재입니다.
바냐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시작부터 닿을 수 없는 절망의 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한편, 조용하고 성실한 소냐는 시골 의사 아스뜨로프를 향한 짝사랑에 애태우지만, 그조차도 옐레나에게 마음을 빼앗긴 상태죠.
분노와 허탈 끝에 바냐는 교수에게 총을 겨누지만, 그 시도는 허망하게 끝나고, 극의 끝에서 그는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묵묵히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때, 소냐는 조용히 말합니다. “우린 묵묵히 일하면서, 견디면서 살아가야 해요… 언젠가는, 언젠가는 쉴 수 있을 거예요.”
『바냐 아저씨』는 체홉 특유의 잔잔하지만 깊은 절망을 통해, 포기와 체념 너머의 인간 존엄을 말없이 들려주는 슬픈 명상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핵심 주제
『바냐 아저씨』에는 큰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고요한 무대 위에는 우리 삶을 비추는 슬픈 진실이 조용히 깃들어 있습니다.
바냐는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시와 배신뿐입니다. 그가 느끼는 공허함은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희생의 허무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이 작품 속 사랑은 언제나 어긋납니다. 누구나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결코 닿지 않습니다. 체홉은 그런 불균형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바냐 아저씨』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체홉의 세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오히려 삶의 본질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바냐 아저씨』는 격정적인 드라마는 없지만, 그 고요한 정적 속에 삶의 피로와 후회,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이 깊이 스며 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작은 움직임 속에서 큰 감정을 어떻게 품고 표현할 수 있는지, 그 섬세한 예술의 결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스트린드베리의 대표작 『미스 줄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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