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는 한 신화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미노스 왕의 미궁 이야기입니다.
미노스 왕의 미궁과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옛 그리스 크레타 섬에는 미노스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신의 뜻을 거스르고 황소를 제물로 바치지 않았습니다.
그 죄로 왕비 파시파에는 신이 내린 저주로 황소와 사랑에 빠져,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한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됩니다.
미노타우로스는 피에 굶주렸고, 미노스 왕은 그 괴물을 가두기 위해 미궁(Labyrinth)이라는 거대한 미로를 만들었습니다.
이 미궁은 수백 갈래의 복잡한 통로로 이루어져 있어 한 번 들어가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아테네 사람들은 매년 젊은 남녀를 미궁에 바쳐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이 고통을 끝내겠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미궁은 무섭고도 길을 잃기 쉬운 곳이었습니다. 이때 미노스 왕의 딸이자, 지혜롭고 용감했던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에게 다가와 한 꾸러미의 실타래를 건넵니다.
“이 실타래를 미궁 입구에 묶고, 풀어가면서 들어가세요. 괴물을 쓰러뜨린 뒤엔 이 실을 따라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말대로 실을 풀어가며 미궁을 헤쳐 나갔고,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린 뒤 무사히 바깥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빚이라는 현대의 미궁
저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오늘날 우리 삶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가계부채라는 미궁 말입니다.
- “대출이 여기저기서 흩어져 있는데 뭐부터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 “금리는 자꾸 오르는데, 내 수입은 그대로예요.”
- “정부가 대책을 쏟아낸다는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어요.”
이런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돈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한 사람일 뿐입니다.
하지만 신화가 알려주듯, 미궁은 무섭지만, 길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아리아드네는, 정부의 금융정책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2025년 현재,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서민·취약계층의 빚 부담 경감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정책 방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 비상경제 점검 TF 가동
→ 다중채무자, 고금리 대출자 지원 방안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합니다. - 추경예산 편성
→ 서민금융을 위한 대규모 예산 투입 계획 발표 - 정책금융 대환 프로그램 준비
→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꾸고, 신용등급 하락도 방지하려는 제도입니다.
정부의 이런 정책은 마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처럼 우리에게 빚의 미궁에서 빠져나올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 삶의 미궁,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하지만 길을 가르쳐 주는 실타래가 있다 해도, 그것을 손에 쥐고 직접 풀어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구체적 방법들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① 내 빚 ‘지도’를 직접 작성해보시길 권합니다
먼저, 모든 대출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보시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 어느 금융사인지 (은행, 캐피탈, 카드사, 대부업체 등)
- 남은 원금은 얼마인지
- 이자율은 몇 %인지
- 매달 내고 있는 이자는 얼마인지
- 만기일은 언제인지
종이에 쓰셔도 좋고, 휴대폰 메모장이나 엑셀로 작성해도 좋습니다.
이렇게 적어보면 “가장 독이 되는 빚”이 무엇인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② 이자율 높은 빚부터 갚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러 개의 빚이 흩어져 있으면, 이자율 높은 것부터 없애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예컨대 카드론, 현금서비스는 연 15-19%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이재명 정부가 준비 중인 대환대출 프로그램은 이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 주고, 신용등급 하락까지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 중이라고 합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1397)에 전화하시면 자세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③ 작은 여윳돈이라도 원금 상환에 보태보시길 권합니다
많은 분들이 “돈이 없어서 추가 상환은 못 한다”고 하십니다. 저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달 1만 원이라도 원금에 추가로 넣으면, 수십만 원~수백만 원의 이자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 15% 이자율, 300만 원 빚
- 매달 1만 원 추가 상환 시 → 5년 뒤 약 165,000원 절감
작은 돈 같아 보여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④ ‘채무 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세요
카드론, 현금서비스, 소액대출 등 빚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면 하나로 묶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다중채무자 지원 대책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 여러 대출을 합쳐 이자율을 낮추면 매달 부담이 줄어듭니다.
- 정부 상품은 신용등급 하락 없이 통합 가능하거나, 오히려 신용점수를 높여주기도 합니다.
⑤ 혼자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용맹한 테세우스라도, 아리아드네의 도움 없이는 미궁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빚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끙끙 앓으시면 길을 더 잃게 됩니다.
정부나 공적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수수료도 들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상담 수수료를 요구하는 곳이 있다면 반드시 의심하시길 권합니다.
☎️ 정부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저는 아래 기관들을 가장 먼저 권해드립니다.
모두 정부가 운영하거나 지원하고 있는 곳입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1397)
- 정책금융 대환 상담
- 정부 보증 대출(햇살론 등) 안내
- 부채 상황 점검과 해결 방안 제시
신용회복위원회 (☎1600-5500)
- 연체자 채무조정
- 이자 감면, 장기 분할 상환 안내
- 온라인 신청도 가능 (https://www.ccrs.or.kr)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 법률 상담 무료 제공
- 압류, 소송, 개인회생·파산 등 법적 대책 안내
햇살론 (서민금융진흥원)
- 저소득,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 연 7~9% 저금리
- 각 은행,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창구에서도 신청 가능
저는 믿습니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없었다면, 테세우스는 끝없이 미궁 속을 헤매다가 괴물에게 잡아먹히고 말았을 것입니다.
우리 삶의 빚이라는 미궁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 정책과 공적 지원이라는 실타래를 잘 잡고 계시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입니다.
부디, 혼자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블로그도, 언제나 여러분이 그 실타래를 잘 풀어나가실 수 있도록 곁에서 작은 힘이 되고 싶습니다.
“미궁은 누구에게나 무섭지만, 길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 신화와 경제
다음 편에서는 페르세우스의 방패 이야기를 통해, 빚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신용 점수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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