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교육 불꽃
“올림포스는 몇 개 있어야 합니까?”
만약 그리스 신화를 아는 분이라면 이렇게 대답하실 겁니다. “하나면 되죠. 신들이 사는 신성한 산인데요!”
맞습니다. 그곳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권력을 쥔 신들이 살며, 인간이 범접할 수 없던 신들의 전용 공간이자 계급 질서의 상징. 그 올림푸스를 지상으로 끌어내린 신이 있었으니, 바로 프로메테우스입니다.
그는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쳐다 주었고, 그 대가로 영원한 고통을 받았죠.
그리고 지금, 2025년 한국 대선 공약 중에도 이와 비슷한 상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
서울대는 왜 하나뿐이었을까?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는 일종의 올림푸스였습니다.
상위 1%를 위한 공간, 사회적 사다리의 꼭대기, 모든 ‘기회의 상징’이 그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역 청년들은 그 문턱 앞에서 좌절했죠.
지역 대학을 졸업한 한 청년이 말했습니다.
“나는 공부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기회가 부족했던 거예요.”
그 말은 경제 구조와도 연결됩니다. 서울에 기회가 집중되고, 그 기회는 다시 소득과 자산의 격차로 재생산됩니다.
결국 지방은 공동화되고, 인구도, 산업도, 소비도 사라집니다.
마치 올림푸스만 빛나고, 나머지 땅이 어두워지는 신화의 세상처럼요.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친 이유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 즉 ‘기술과 지식’의 상징을 줬습니다. 그는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모두가 스스로 불을 피울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교육이 바로 그 ‘불’입니다. 공교육은 모두에게 공정하게 제공되어야 하며, 특정 대학만의 독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교육 기회의 분산화, 지역 인재 양성,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이 신화를 연상시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한 번에 한 사람에게만 불을 나눠준 것이 아니었듯, 국가는 이제 더 많은 사람에게 ‘불’을 나눠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이 공약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일까요? 아니면 기회의 불균형에 놓인 약자를 위한 진짜 희망일까요?
✔ 지역 청년은 사교육에 덜 노출되었지만, 대학 입시의 문은 더욱 좁았습니다.
✔ 지역 산업은 고급 인재 부족으로 성장이 막히고 있습니다.
✔ 교육의 기회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부의 집중도 함께 심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공약은 교육의 공정성뿐 아니라, 지역 경제 재건과 사회적 사다리 복원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불은 혼자 쬐면 따뜻하지만, 나누면 모두가 살아납니다.”
우리 모두의 올림푸스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여전히 한 줄기 불빛만을 좇으며, 서울 한 곳에 모든 기회를 모을 것인지, 아니면 ‘작은 올림푸스’들을 전국에 세우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계단을 오를 수 있게 할 것인지.
이제는 교육도, 기회도 특정한 공간에만 머물러선 안 됩니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나눠져야 합니다.
그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지역의 젊은이들에게도 손을 내밀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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