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크레타 섬의 미궁에서 탈출하려 했던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장인 다이달로스, 그리고 그의 아들 이카로스.
그들은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올랐죠.
다이달로스는 아들에게 신신당부했습니다.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마라.
바다에 너무 가까이도 가지 마라.
중용을 지켜라.”
그러나 자유에 취한 이카로스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를 멈추지 않았고, 뜨거운 태양이 밀랍을 녹이는 순간,
그의 몸은 무력하게 추락해 차가운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늘날의 이카로스, 우리 ‘영끌족’은?
2020년대 초반, 금리가 1% 아래로 내려갔을 때, 우리는 “지금이 기회다” 생각했어요.
전세자금,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고, 미래를 담보로 꿈을 꿨습니다.
그때 우리는 이카로스처럼 자유를 꿈꾸며 날아올랐던 거예요.
하지만 금리는 다시 오르고, 이자 고지서는 날개를 짓누르는 돌덩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행이 신호를 보냈습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정말일까요?
우리에게도 다시, 하늘을 날 수 있는 기회가 올까요?
금리, 진짜 내려가고 있는 걸까?
이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2.75%로 동결됐습니다.
하지만 이창용 총재의 발언이 화제가 됐죠.
“물가 상황과 경기 여건을 보며, 하반기엔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
드디어, '(금리)인하'라는 단어가 공식 언급된 것입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시중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일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금리인하가 영끌족에게 의미하는 것
금리 인하는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 예를 들어,
4억 원짜리 주택담보대출(변동금리 4.5%)을 받은 A씨가 3.8%로 금리가 인하될 경우,
→ 연간 약 280만 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듭니다.
→ 매달 약 23만 원씩 숨통이 트이는 셈이죠.
이건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달 ‘숨이 막힐 듯한’ 이자 고지서를 받던 이들에게 금리 인하는 다시 하늘을 날 수 있는 바람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습니다. 이카로스가 그랬듯, 희망의 바람은 때때로 과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1. 부동산 가격 상승 가능성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다시 부동산 수요가 몰릴 수 있습니다.
→ 현재 잠잠하던 매수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습니다.
→ 이는 곧 ‘제2의 영끌 유혹’을 낳을 수 있다는 것.
“금리 내려간다며? 지금 안 사면 손해야!” 이런 심리가 또 다른 이카로스를 만들어내는 거죠.
2. 예·적금 이자 하락
대출 이자만 내려가는 게 아니라
예적금 이자도 함께 내려갑니다.
→ 4%대 고금리 적금은 역사 속으로
→ 자산 운용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 특히 노년층이나 은퇴자에겐 부담이 커집니다.
영끌족은 웃지만, 은퇴자는 운다.
이런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3. 물가 상승 압력
금리 인하 → 소비 증가 → 수요 증가 → 물가 상승
→ 결국 다시 생활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자는 줄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왜 이래?”
이런 현상, 충분히 예상됩니다.
영끌족을 위한 현실 체크리스트
대출 금리 유형 |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전환 판단하기 |
조기상환 전략 | 금리 낮을 때, 원금 일부 상환 검토 |
정부 지원 상품 | 안심전환대출, 보금자리론 활용 여부 확인 |
부동산 시장 | 섣부른 매수보다 관망 후 대응 |
자산 분산 | 예적금, 펀드, 금 등으로 리스크 분산 |
대출 있는 분들, 지금 은행에 연락해서 “금리 조정 가능한가요?” 한 번 꼭 물어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혜택 받고 있습니다.
희망이냐, 또 다른 추락이냐
이카로스는 ‘자유’라는 꿈에 매달려 경고를 무시하고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우리도 지난 몇 년간, “지금 아니면 집 못 산다”는 공포에 쫓겨 끝까지 대출 레버리지를 당겨올렸죠.
하지만 이제, 바람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 바람을 타고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추락할지…
그건 ‘현명한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신화(Mythology)와 경제(Econom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을 품은 봄비: 탐무즈(Tammuz)와 이슈타르(Isthar) 신화에서 배우는 삶의 위로 (0) | 2025.04.22 |
---|---|
주택청약, 현대판 노아의 방주인가요? – “문이 닫히기 전에, 당신은 들어갈 수 있을까요?” (2) | 2025.04.21 |
나는 오늘도 선택했다, 그리고 불안했다 – 패리스(Paris)의 경제학과 경제적 약자의 선택 (6) | 2025.04.16 |
작은 사과 하나가 세계 경제를 흔든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와 무역 전쟁 이야기 (4) | 2025.04.15 |
중앙은행들은 왜 금을 사는가? (4) | 2025.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