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입시 필수 희곡 50> 40. 시련(The Crucible)
“진실을 말하면, 모두가 죽는다.”
거짓이 진실을 삼키고, 침묵이 생존의 조건이 되는 시대.
마녀사냥이라는 광기를 통해 거짓과 권력, 양심의 갈등을 그려낸 정치극.
오늘은 아서 밀러의 또 다른 걸작, 『시련』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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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아서 밀러(Arthur Miller)는 미국 현대극의 양심이라 불리는 작가입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에서는 한 가장의 몰락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드러냈고, 『시련』에서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집단 히스테리와 정치적 폭력을 통렬히 고발했습니다.
이 작품은 1692년 세일럼 마녀재판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며,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을 비판하는 정치 은유극으로 탄생했습니다.
밀러 자신도 이 작품으로 인해 청문회에 소환되었으며, 이 경험은 작품의 도덕적 무게와 정치적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습니다.
줄거리
1692년, 매사추세츠의 작은 마을 세일럼. 몇몇 소녀들이 숲에서 벌인 금지된 놀이가 들키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마녀와 접촉했다”는 거짓말을 시작합니다. 이 거짓은 마을 전체로 번져 무고한 이들을 지목하게 되고, 공포와 종교적 광신은 사람들을 서로를 고발하는 상황으로 몰아갑니다.
주인공 존 프록터는 과거에 소녀 애비게일과 불륜 관계였지만, 죄책감 속에 관계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애비게일은 여전히 그를 원하며,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를 마녀로 고발합니다.
프록터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법정에 서서 거짓을 밝히려 하지만,
진실을 말하기 위해선 자신의 죄까지 고백해야 하는 역설을 마주하게 됩니다.
프록터는 끝내 거짓 자백을 거부하며, 자신의 이름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합니다.
핵심 주제
『시련』은 마녀재판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진실이 어떻게 체제의 폭력에 의해 파괴되는가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거짓은 때로 살아남는 방법이 되지만, 이 연극은 양심을 지키는 자가 처형당하는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줍니다.
진실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닌 의심의 대상이 되고, 정의는 공동체의 공포와 맞설 수 없을 만큼 취약해집니다.
프록터는 결국 한 인간으로서, 남편으로서, 시민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그 죽음은 단지 개인의 파멸이 아니라, 진실과 존엄을 지키려는 인간의 저항입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침묵하고, 무엇을 위해 싸우겠는가?”
클로징
『시련』은 단순한 법정극도, 고전극도 아닙니다.
이 작품은 모든 시대에 반복되는 광기와 침묵, 그리고 권력의 공포에 대한 경고입니다.
입시생 여러분, 이 작품을 통해 진실은 말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잃음을 감수하고서라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느껴보세요.
다음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