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입시 필수 희곡 50> 27. 코카서스의 백묵원(The Caucasian Chalk Circle)
“정의란 무엇인가? 누가 아이의 진짜 어머니인가?”
이 질문 하나로 시작된, 가장 서사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의 연극.
오늘은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소개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uhNR_283Uug
작가 소개
브레히트는 ‘감정에 빠진 연극이 아닌, 사고하게 만드는 연극’을 주장한 서사극의 창시자입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그의 대표작 중에서도 이야기 구조, 시적 언어, 서사기법이 가장 풍부하게 융합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조지아 지역의 전설에서 영감을 받아 고전적인 솔로몬 재판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한 작품입니다.
줄거리
코카서스 지방의 어느 농장. 두 마을이 땅을 두고 분쟁합니다. 이때 한 노래극 단원이 등장해 옛날 이 땅에서 있었던 사건 하나를 들려주기 시작하죠. 이야기는 내전에 휩싸인 어느 나라에서 시작됩니다.
총독은 혁명으로 처형되고, 그의 아내는 궁전에서 도망치며 아이(미카엘)를 버리고 갑니다. 그러나 하녀 그루셰는 그 아이를 거둬 온갖 위험을 감수하며 키워냅니다. 가난과 위험, 희생 속에서도 그루셰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하죠.
몇 년 후, 전쟁이 끝나고 총독 부인은 다시 돌아와 아이를 되찾겠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두 여인은 법정으로 가고, 이 재판을 맡은 사람은… 술 취한 재판관 아즈닥.
이 독특한 인물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세상의 정의를 판단하려 합니다.
마지막 장면. 아이를 하얀 원 안에 세우고 두 여인에게 동시에 끌어당기게 합니다. 그루셰는 아이가 다칠까 봐 포기하고, 총독 부인은 무자비하게 잡아당기죠.
진짜 어머니는, 아이를 아끼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루셰에게 양육권이 돌아갑니다.
핵심 주제
브레히트는 관객이 감정에 휘말리는 대신 ‘생각하는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사용합니다.
장면 사이의 간극, 등장인물의 직접적인 설명, 서정적인 노래, 그리고 이야기하는 자와 연기하는 자를 구분하는 극중극 구조는
모두 그가 말한 소외 효과의 정수이자, 연극이 현실을 비추는 새로운 방법임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은 묻습니다.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법전 속 조항이 아니라, 가장 연약한 존재를 향한 책임 있는 사랑 속에서 시작된다는 진실을, 브레히트는 이 노래극을 통해 조용히 들려줍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단지 ‘누가 아이의 어머니인가’를 묻는 재판극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가 더 정의로운 존재인가', '누가 더 인간답게 사랑했는가'를 되묻는 시적 선언입니다.
입시생 여러분, 이 작품을 통해 연극이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윤리적 프레임이 될 수 있음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조용히 물어보세요. “당신이 믿는 정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다음은 브레히트의 또 다른 대표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의 예술 여정에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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