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입시 필수 희곡 50> 20. 벚꽃동산(The Cherry Orchard)
“무대 위에서 도끼 소리가 들릴 때, 그건 단지 나무를 자르는 소리가 아닙니다.”
한 시대가 끝나고,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가는 순간.
오늘은 체홉의 마지막 희곡, 『벚꽃 동산』을 소개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AhvhoR-56Tg
작가 소개
안톤 체홉(Anton Chekhov)은 사건보다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며 현대 연극의 스타일을 바꿔 놓은 러시아 극작가입니다.
『벚꽃 동산』은 그의 유작으로,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사라지는 계급과 감정을 가장 조용하면서도 우아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어떤 연출은 비극으로, 또 어떤 연출은 희극으로 해석할 수 있을 만큼 입체적인 희곡입니다.
줄거리
러시아 귀족 출신 랍라네프스카야 부인은 오랫동안 외국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 가세가 기울어 경매에 넘겨질 위기의 저택과 벚꽃동산으로 돌아옵니다. 그녀는 여전히 과거의 영광과 감성에 사로잡혀, 현실적인 대처를 하지 못합니다.
로파힌은 어린 시절 이 집안의 하인이었지만, 이제는 성공한 상인입니다. 그는 벚꽃동산을 살리기 위해 별장을 분양 개발 계획을 제안하지만, 귀족의 자존심과 과거의 향수에 사로잡힌 랍라네프스카야는 그 제안을 거절하죠.
랍라네프스카야의 양녀 바르야는 집안의 경제 상황을 걱정하며 절약하고 책임지려 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랍라네프스카야의 친딸 아냐는 낭만적이고 순수한 성격이며,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습니다. 그녀는 이상주의자이자인 뜨로피모프에게 영향을 받고, 새로운 세대의 의지와 변화를 상징합니다.
결국 동산은 경매에 넘겨지고, 놀랍게도 그 땅을 로파힌이 낙찰받습니다. 어릴 적 하인이었던 그가 이제는 주인이 되어 벚꽃 나무를 베어내겠다고 말하죠. 그리고 무대 뒤로 들리는 도끼질 소리는 귀족 사회의 몰락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상징합니다. 극은 누구도 환호하지 않고, 누구도 울지 않으며, 조용히 옛집을 떠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핵심 주제
『벚꽃 동산』은 단지 한 저택의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는 거대한 역사적 전환기가 녹아 있습니다. 즉,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과거에 집착하는 인간의 상실과 무력감”입니다.
이 작품은 몰락하는 러시아 귀족 계층과 부상하는 신흥 부르주아 계층 사이의 갈등을 배경으로, 사회적 변화 앞에서 개인이 보여주는 회피, 향수, 무능함을 담담하면서도 비극적으로 그려냅니다. 벚꽃동산은 그들의 과거와 영광을 상징하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 속에서 팔려 나가며 ‘아름다운 것의 소멸’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킵니다. 또한 이 작품은 ‘변화하는 시대와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언가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그리고 있습니다.
『벚꽃 동산』은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끝이 무언가의 시작인지, 아니면 단지 지나간 아름다움의 잔상인지는 관객 각자의 해석에 맡겨집니다.
입시생 여러분, 이 작품을 통해 잃어가는 것의 아름다움, 그리고 말 없는 전환의 드라마를 느껴보세요.
다음은 체홉의 대표작 『갈매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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