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입시 필수 희곡 50> 18. 헤다 게블러(Hedda Gabler)
“그녀는 왜 아무도 다치지 않은 권총을 들고 있었을까?”
19세기 말, 여성의 삶과 자유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입센의 심리극 『헤다 게블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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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헨리크 입센은 노르웨이의 극작가로, 현대 리얼리즘 극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인형의 집』, 『유령』, 『바다에서 온 여인』 등의 작품을 통해 가부장제와 인간 내면을 비판적으로 조망했죠. 그의 후기작인 『헤다 게블러』(1890)는 여성의 무기력함, 사회적 억압, 그리고 죽음에 대한 충동을 섬세하면서도 무섭도록 냉정하게 다룬 심리극입니다.
줄거리
결혼한 지 6개월이 된 귀족 출신 여성 헤다 게블러는 지적 야망이 없고 순응적인 남편 테스만과 함께 신혼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지루함과 권태, 그리고 잃어버린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들끓고 있죠.
한때 사랑했던 남자 엘러스트 뢰브보르그는 뛰어난 학문적 성취를 이룬 채 돌아오고,
그의 원고는 테스만의 출세를 위협하는 존재가 됩니다.
헤다는 뢰브보르그에게 “아름답게 죽어야 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그의 원고를 불태워버립니다.
그건 단지 테스만을 돕기 위함이 아니라, 누구도 지배하지 못했던 ‘죽음’이라는 선택의 권한조차 자신의 아름다운 통제 속에 두고 싶었던 욕망이었죠.
하지만 뢰브보르그는 비참하고 추한 방식으로 죽고, 그것이 “아름다운 죽음”이 아님을 안 순간, 헤다는 자신이 진정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아끼던 권총을 꺼내,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선택의 자유를 행사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것이었습니다.
핵심 주제
다음은 『헤다 게블러』의 핵심 주제입니다. 첫째, 자유에 대한 갈망과 무력감. 헤다는 귀족의 자존심과 현실의 무력함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가는 과정에 고통을 느낍니다.
둘째,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적 억압. 결혼, 신분, 도덕이라는 사회적 틀은 헤다의 욕망을 끝내 무너뜨립니다.
셋째, 죽음에 대한 미적 집착. 헤다는 죽음조차 아름답고 의지적이기를 원합니다. 이는 인간 존재의 궁극적 통제 욕망을 상징합니다.
『헤다 게블러』는 인간, 특히 여성이 자신의 삶을 의지적으로 통제하려는 욕망과 그 불가능성에 대한 비극입니다. 입센은 이 작품을 통해 ‘존재의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던지고 있습니다.
입시생 여러분, 헤다의 침묵과 권총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질문하는 인간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안톤 체홉의 『세 자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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