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Mythology)와 경제(Economy)

끝없이 밀어도 굴러 떨어지는 경제, 우리는 어떻게 버텨야 할까? - 시지프스(Sisyphus)의 바위를 굴리는 우리

MythNomics 2025. 4. 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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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끝없이 바위를 굴리는 운명을 짊어지다.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는 교활하고 꾀 많은 인간이었습니다.
코린토스(Corinth)의 왕이었던 그는, 신들과 인간 모두를 상대로 거짓말과 속임수를 일삼으며 권력을 키워갔습니다.
힘과 지혜를 동시에 갖췄지만, 그는 그것을 선한 방향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신들의 세계에서도 시지프스의 교활함은 유명했습니다.
그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를 속여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타나토스를 묶어버린 덕분에 한동안 세상에 아무도 죽지 않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죽음이 사라진 세상은 신들의 질서를 어지럽혔고, 결국 제우스는 시지프스에게 큰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시지프스는 저승신 하데스도 속였습니다. 죽음의 운명이 다가왔을 때, 아내에게 장례를 치르지 말라고 미리 부탁한 그는,
저승에 간 뒤 "내 아내가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하데스를 설득해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기회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지상으로 돌아온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평온하게 오래 살아버렸습니다.

이 모든 행위들은 신들의 질서와 권위를 우롱하는 것이었습니다.

분노한 신들은 마침내 그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립니다.

"산 꼭대기까지 커다란 바위를 굴려 올려라. 하지만 바위는 절대 산 정상에 머물 수 없다.
네가 바위를 올리면 올릴수록, 그것은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너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영원히."

그리하여 시지프스는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 결코 완성되지 않는 과업 속에 갇히게 된 것입니다.

 

시지프스 신화의 깊은 의미

시지프스의 형벌은 단순한 '고통'을 넘어서, "완성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무의미한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인간의 운명" 을 상징합니다.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이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지프스의 진정한 비극은 바위를 굴리는 고통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아는 데 있다."

그러나 동시에, 카뮈는 시지프스가 이 무의미 속에서도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시 바위를 굴리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해석합니다.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도 인간은 반항하고, 살아가야 한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시지프스 신화를 다시 꺼내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얼어붙은 성장률, 멈춰버린 경제

최근 발표된 2025년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은 -0.2%였습니다.
벌써 4분기 연속 제로 성장입니다.

  • 소비는 얼어붙고,
  • 투자는 움츠러들고,
  • 수출은 부진합니다.
  • 고용시장도 불안정합니다.

정부는 다양한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조금 나아지나 싶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버티는데,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이 질문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우리는 왜 바위를 또다시 굴려야 할까?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내수 침체는 비상계엄 조치와 사회적 불안에서 비롯된 것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미래를 불안해하며 지갑을 닫았고, 기업들도 투자에 소극적이 되었습니다.

글로벌 관세 전쟁 역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 사이에 터진 관세 갈등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오래된 구조적 문제들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고령화, 가계부채, 노동시장 경직성 같은 문제들이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시지프스가 아무리 힘껏 바위를 밀어도 산이 진흙으로 변해 있다면 바위는 결국 미끄러지고 말겠지요.

 

절망 속에서도 다시 바위를 굴리는 이유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스 신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시지프스를 행복한 사람으로 상상해야 한다."

비록 바위는 다시 굴러 떨어지지만, 시지프스는 자신이 하는 일을 스스로 받아들였고, 매 순간 다시 바위를 굴리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경제가 쉽지 않은 걸 알면서도, 우리는 매일 다시 시작합니다. 바위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확실성 시대를 위한 작은 준비

그럼 현실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비상금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소득의 10~20% 정도를 절대 손대지 않을 안전망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소비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비만 남기고, 습관적이거나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여야 합니다.

투자 전략도 조심해야 합니다. 지금은 단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적립식, 분산 투자를 기본으로 삼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매일 작은 성취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출을 관리한 하루, 공부를 조금이라도 한 하루,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경제적 체력을 키워줍니다.

"지금은 뛰는 것보다 넘어지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우리는 모두 작은 시지프스입니다

시지프스는 끝이 보이지 않는 노동 속에서도 매번 다시 바위를 밀었습니다.
절망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 주식 시장이 흔들려도,
  • 물가가 오르더라도,
  • 뉴스가 암울하더라도,

오늘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것.
내 삶의 작은 바위를 굴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입니다.

"결국 우리는, 다시 산꼭대기에 오를 것이다."

 

마무리하며

경제 상황이 어렵고, 미래가 불안할 때일수록 우리는 작은 성취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어쩌면 이 작은 성취들이 쌓여 결국 다시 산꼭대기로 우리를 이끌어 줄지도 모릅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듯한 일상 속에서도, 좌절 대신 다시 시작을 선택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오늘도,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당신의 작은 돌을 굴리는 걸음걸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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