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는 결국 독이 된다 - 로키(Loki)의 꼼수와 한덕수 카드
“정말 이게 국민을 위한 전략일까?”
“이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요?”
요즘 정치 뉴스를 보며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셨을 겁니다.
최근 벌어진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 교체 논란은, 그저 정치 싸움이 아닙니다.
그 안엔 누가 권력을 쥘 것인가를 둘러싼, 너무나도 익숙한 ‘꼼수’의 냄새가 스며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문득 떠오른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노르드 신화의 로키입니다.
오늘은 로키의 꼼수와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 실패를 함께 살펴보며,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돌아보려 합니다.
발드르(Baldr)의 죽음 – 평화를 무너뜨린 교묘한 계략
먼저 신화 속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로키는 북유럽 신화에서 계략과 속임수의 신입니다.
지능은 최고지만, 그만큼 신뢰를 깨뜨리는 능력도 탁월하죠.
어느 날, 모든 신들에게 사랑받는 발드르가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예지몽을 꾸게 됩니다.
발드르가 죽을 운명을 예감한 이후, 그의 어머니 프리그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 모든 존재에게 부탁을 합니다.
“제 아들을 다치게 하지 말아 주세요.”
프리그는 불, 물, 쇠, 나무, 동물, 병, 돌까지 온갖 존재에게서 맹세를 받아냅니다.
하지만 겨우살이만은 생략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겨우살이는 작고, 약하고, 덩굴처럼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식물이라, “이런 게 무슨 해를 끼치겠어?” 하고 너무 하찮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허점'을 로키는 알아냅니다. 그는 변장한 노파의 모습으로 프리그에게 접근해, 무심하게 대화를 나누듯 물어봅니다.
“혹시 전부 다 맹세를 받으신 건가요?”
“그럼 겨우살이도요?”
프리그는 별 의심 없이 말합니다.
“아, 그건 너무 하찮아서 안 했어요.”
그 순간 로키의 눈이 번뜩입니다.
아스가르드를 무너뜨릴 실마리가 바로 그 작은 겨우살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날도 신들은 발드르를 중심으로 모여 ‘무적의 신’을 시험하고 있었습니다.
창을 던지고, 돌을 던지고, 칼을 휘둘러도 전혀 해를 입지 않는 발드르.
아스가르드는 웃음꽃이 피고 있었죠. 하지만 로키는 웃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 눈이 먼 신, 호드르(Höðr)가 있는 것을 봅니다.
호드르는 발드르의 친형이며, 그의 무적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고 한켠에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
로키는 다가가, 교묘하게 속삭입니다.
“형도 같이 해봐요. 왜 혼자 빠져 있어요?”
“이거, 제가 만든 ‘작은 창’인데요. 이걸로 던지면 돼요.”
호드르는 로키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는 자신이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는 로키의 손에 이끌려, 겨우살이로 만든 가느다란 화살을 쥐고, 로키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겨우살이 화살은 정확히 발드르의 심장을 꿰뚫고, 모든 존재가 사랑한 빛의 신은 그 자리에서 즉사합니다.
아스가르드의 웃음은 비명으로 바뀌고, 신들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는 충격이 가득했습니다.
프리그는 오열했고, 오딘은 침묵 속에서 신화의 종말인 라그나로크의 그림자를 느낍니다.
- 겨우살이는 너무 사소해서 보호 맹세에서 빠졌고,
- 로키는 그 빈틈을 간파해,
- 눈먼 형 호드르를 조종하여,
- 발드르를 직접 죽이게 만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신들에게 평화롭고 조화롭던 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그리고 로키는 이 순간부터, 신들 사이에서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존재가 됩니다.
꼼수의 끝은 형벌과 파멸
신들의 비탄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로키는 결국 도망치다 붙잡히고, 바위에 묶여 독사에게 영원히 독을 맞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이 사건은 ‘라그나로크’ – 신들의 종말의 서막이기도 했습니다.
잠깐의 꼼수가 평화를 깨뜨렸고,
그 대가는 공동체 전체의 위기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 한국, 정치는 지금 어디에?
얼마 전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를 내리고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교체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후보 교체 꼼수”는 공식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건 단 하나. “국민이 원하지 않는 교체”였다는 점입니다.
- 당원들은 “명분 없는 교체”에 분노했고,
- 친윤계 지도부에 대한 “당내 쿠데타” 비판이 쏟아졌으며,
한동훈은 “당원들이 쿠데타를 막았다”고 말할 정도였죠.
로키와 권력자들의 공통점
로키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속을 거라고 믿었고, 정말 잠깐은 원하는 대로 상황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결국 드러납니다. 그리고 신뢰를 잃은 순간, 모든 게 무너졌습니다.
지금의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며, 진정성 없는 꼼수는 결국 반드시 드러납니다.
‘한순간의 꼼수’는 ‘긴 후회의 대가’를 남긴다
로키의 이야기는 전설 속 우화가 아니라, 오늘의 뉴스와 정치의 본질을 꿰뚫는 교훈입니다.
한덕수 카드의 실패, 권력자들의 무리한 시도, 그리고 분열로 흔들리는 국민의힘을 보면, 꼼수가 만들어낼 수 있는 불신과 파괴력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란?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불쑥 내민 ‘묘수’가 아니라, 투명하고 정직한 신뢰의 정치.
국민은 장기적인 진심을 원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꼼수에 민감합니다.
“꼼수는 정치를 바꾸지 못합니다.
진심만이, 국민을 움직입니다.”